파부침주! 운명을 뒤바꾸는 필사의 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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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떠한 일에 임함에 있어서, 뒤없는 그야말로 필사적 각오로 임하는 것과, 얼마든지 이루지 못해도 사는데 문제 없다는 식의 태도는, 그야말로 그 결과에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물론 훗날을 도모하는 줄행랑이야말로 병법의 정수라고도 할 수 있지만, 기왕에 싸운다면야 죽기 살기로 싸워봐야 진정 운명을 바꾸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지 않겠는가.

중국 초한쟁패의 고사에서 한신의 배수진(背水陣)이 워낙에 유명하지만, 그보다 앞서 항우의 파부침주(破釜沈舟)가 있었다.

오늘은 항우의 고사로써 필사의 결전을 벌이는 그 각오의 강력함을 이야기해보도록 한다.


파부침주 뜻

파부(破釜)란 솥단지를 깨부순다는 것이고, 침주(沈舟)는 배를 가라앉힌다는 것이다.

중국 고대 진나라 말기, 항우가 초나라 군대를 이끌고 황하를 건넌 뒤, 솥단지를 깨부수고 배를 가라앉혀 퇴로를 완전히 끊어버린 뒤에, 죽기 살기로 진나라 군대와 싸워서 대승을 거두었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병참 보급이다.

밥을 먹지 못하면 아무리 용맹한 군대도 시간을 질질 끌면서 버틸 수가 없다.

그리고 강을 건너온 군대에게 배가 없다면 도로 강을 건너 도망칠 수가 없다.

그야말로 단박에 한판 승부를 벌여서 승리를 하든지, 아니면 그냥 패해서 죽어버리든지 양자택일할 뿐이다.

죽기를 각오하고 싸운 군대라고 한다면, 그야말로 그 사기충천의 끝판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군대는 사기로 싸우는 집단이다.

물러설 곳이 없으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하였다.

더 이상의 선택지가 없는 초나라 군대의 맹렬하고도 비장한 공격에 진나라 군대는 산산조각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파부침주 유래, 역발산혜기개세 항우의 결기!

중국 초한쟁패(楚漢爭覇)의 역사는 우리에게 소위 초한지(楚漢志)라는 이름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삼국지연의가 후한(後漢)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초한지의 경우에는 진시황의 진나라(秦)의 멸망부터 시작해서 초한쟁패와 유방의 승리로 전한(前漢)의 창업까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마천의 사기에서 본기, 세가, 열전에 걸쳐 아주 풍성하게 기술되어있는 이 이야기의 큰 축은 항우와 유방의 싸움이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그 두사람은 진정 승부를 벌이는 라이벌이라기보다는, 서로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았던, 그야말로 기질적으로 극명한 차이를 보인 인물들이었다.

군사적인 전투에서 항우는 매번 압도적으로 승리하였으나, 천하를 다투는 제왕술에서는 유방에게 참패하고, 결국 최후의 승자는 유방이 된다.

항우는 혼자서 만명의 군대를 대적할만하다는 만인적(萬人敵)의 별명을 가지고 있었고, 해하가(垓下歌)에서도 스스로 ‘힘은 산을 뽑고, 기운은 세상을 덮는다(力拔山兮氣蓋世)’라고 표현하였다.

실제로도 군사적인 재능에서는 누구도 당해낼 자가 없었으며, 대표적으로 진나라 군대를 박살낸 거록대전, 유방을 죽기직전까지 몰고간 수수대전 등이 유명하다.

오늘 이야기하는 파부침주(破釜沈舟)의 고사는 거록대전에서 나온 것이다.

때는 진시황이 죽고서 진승 오광의 난을 시작으로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났을 때였다.

처음엔 단순히 진나라의 폭정에 못이긴 민란에서 시작하였으나, 진나라가 흔들리기 시작하자 진나라에게 멸망당한 육국의 잔존세력들이 일어나 마침내 다시 나라를 세우기에 이른다.

특히 진나라와 끝까지 박터지게 싸웠던 초나라에서는 명장 항연의 아들인 항량과 그 손자 항우가 거병하여 가장 강력한 세력을 형성한다.

반란군이 제국의 수도 함양까지 물밀듯이 쳐들어오자 진나라의 운명은 그야말로 풍전등화였다.

백기와 왕전과 같은 명장들이 이끄는 제국의 강력한 군대는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환관 조고가 이세황제 호해를 업고서 혼란스러운 정치만을 할 뿐이었다.

그러나 망하는 제국도 마지막에는 반짝하는 회광반조가 있었나보다.

그야말로 진나라 최후의 명장이라고 할 수 있는 장한이 죄수부대를 이끌고 전세의 판도를 엎어버리는 연전연승을 거두기 시작한 것이다.

마침내 반란 수괴 진승이 거듭 패배하다가 살해 당하고, 기세가 꺾인 반진 연합군도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기 시작한다.

장한은 여세를 몰아 육국의 부흥을 꿈꾸는 반군을 각개격파하기 시작하는데, 이때 항우의 숙부이자 초나라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는 항량이 싸우다 패배하고 전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장한은 다시 두더미 뿅망치 게임하듯이, 나머지 반군을 털기 시작하는데, 죄수부대라고 하더라도 진나라군은 역시 강력했다.

장한은 조나라(趙) 수도 한단을 단박에 함락시키고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게 성을 아예 해체시켜버렸다.

조왕 헐은 거록으로 도망쳤고, 그곳에선 그 유명한 장이와 진여가 서로 옥신각신하면서 장한의 군대를 앞두고 분열하기에 이른다.

반진연합군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나라를 도와야했다.

조나라가 다시 진나라에게 망한다면, 과거 합종연횡이 실패하고 진시황에 의해 전국이 통일되었듯이, 나머지 육국은 또 다시 망할 것이다.

그러나 그 누가 저 기세등등한 장한의 군대를 맞설 수 있겠는가?

그렇다고해도 아예 강건너 불구경으로 순망치한을 눈뜨고 당할 수는 일이다.

초나라에서는 송의를 상장군으로 하고, 항우를 차장, 범증을 말장으로 하는 군대를 보낸다.

피 끓는 열혈청춘의 항우는 숙부 항량을 위한 복수심까지 불타서, 당장에라도 장한을 쳐부수고 싶었다.

하지만 송의의 생각은 달랐다.

송의는 항우의 숙부 항량이 장한과 맞붙을 때도, 싸우지 말고 경계할 것을 조언했던 인물이다.

송의는 전투에 안달난 항우를 망아지 취급하면서 무시했고, 뒤로는 공작질을 벌이면서 직접 싸우지 않고 자신의 잇속을 챙길 궁리를 하였다.

이에 분개한 항우는 성질을 참지 못하고, 하극상으로 송의를 참살하고, 초왕의 교지를 위조하여 자신이 군대의 수장이 된다.

그리고 곧바로 장한의 군대와 싸우러 황하를 건너 거록으로 간다.

황하를 건넌 항우는 병사들에게 3일치의 식량만 남기고, 솥단지를 몽땅 깨부수고, 타고온 배도 박살내라고 명한다.

이것이 말그대로 솥을 부수고 배를 부숴 가라앉혔다는 ‘파부침주(破釜沈舟)’다.

한마디로 주먹밥 몇개만 가지고 당장 진나라 군대를 쳐부순 뒤에 거기서 전리품으로 나머지 보급을 해결한다는 것이다.

만약 이 전투가 실패한다면, 모두 그 자리에서 그냥 싸우다 죽는 것이다.

황하를 다시 건너 도망칠 배도 부숴버렸기 때문이다.

진나라가 다시 되살아나고 육국이 도로 망하느냐, 아니면 진나라가 완전히 끝장나고 육국이 되살아나느냐의 운명이 걸린 승부였지만, 사실 항우의 파부침주는 그야말로 전략적인 선택이지 않을 수 없다.

초나라가 망하게 생긴 전투도 아니고, 조나라가 망하게 생긴 전투를 도와주러 가면서 파부침주까지 할 필요가 있었을까?

아마 만인적 용병술의 달인 항우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른 꿍꿍이를 품으면 그만큼 전투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말이다.

오로지 승리를 위해서, 최상의 전투력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 일부러 극한의 궁지까지 스스로 몰아넣은 것이다.

그렇게 항우의 군대는 거록으로 달려갔고, 진나라의 보급로 용도를 끊어버리고, 곧바로 박터지게 싸우기 시작한다.

이때 진나라의 장군이 왕전의 손자인 왕리였다.

진나라 왕전에게 초나라 항연이 패배 나라가 망하였는데, 이제 그 손자인 왕리와 항우가 거록에서 다시 맞붙게된 것이다.

항우의 군대는 그야말로 괴물같은 전투력으로, 초나라 군대만으로 진나라 군대를 격파한다.

항연이 죽기전 유언으로, ‘초나라 사람 세집만 남아도, 진나라를 멸망시키는 것은 초나라일 것이다’라고 했다는데, 과연 진나라를 멸망시키는 주역은 초나라였다.

장이와 진여를 비롯한 나머지 제후의 군대들은 뒤에서 구경만하다가 항우의 구원을 거져먹었다.

이 거록대전의 승리로 기세가 꺾인 장한은 본국에서 추궁받을까봐 오도가도 못하다가 아예 항우에게 항복해버렸다.

진나라의 마지막 희망까지 완전히 없어져버렸다.

그야말로 항우의 필사의 결기가 전국의 운명을 뒤바꿔놓은 것이다.

이후 진왕이 된 자영은 가장 먼저 관중에 도착한 유방에게 항복하면서, 진나라는 멸망하게 된다.


항우의 금의환향

한때 파부침주의 결기로 진나라와 싸웠던 항우였지만, 진나라가 망하고난 뒤에는 그야말로 필부의 용맹과 아녀자의 아량이나 다름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시대를 열기보다는, 진시황의 전국통일 이전으로 역사를 되돌리는데 만족한 것이다.

전국에 제후를 봉하고, 자신은 서초패왕이 되는 것에 만족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제국의 수도 함양을 복수심에 파괴하여 초토화시켜버리고, 자신은 그야말로 구석탱이에 있는 초나라 수도 팽성으로 귀환한 것이다.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간다는 금의환향도 항우의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항우는 아마 사랑하는 조국 초나라 사람들에게 누구보다도 뽐내고 싶어했을 것이다.

초나라 마지막 명장 항연의 손자 항우가 기어코 진나라를 멸망시키고 초나라를 다시 되살렸다고 칭송받고 싶었을 것이다.

그렇게 옛 초나라를 되살리고, 자신은 우미인과 함께 평생을 백년해로하는 것이 꿈이었을지도 모른다.

항우에게 더 이상 파부침주의 결기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라진 파부침주의 결기

참 흥미로운 것은 진나라가 멸망하고난 뒤 항우의 행보는 그야말로, 필생의 숙원을 이미 다 이룬 사람처럼 딱히 적극적인 것이 없었다는 것이다.

진나라가 패망한 후, 항우는 홍문연에서도 괘씸한 유방을 굴복시킨 것에 만족하였으며, 범증이 유방을 죽이려는 계략을 오히려 훼방놓았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유방을 벽지 파촉이기는 하지만 한왕에 분봉까지 해주었다.

마침내 유방이 힘을 길러 다시 관중을 쳐서 중원으로 나오고 초한쟁패를 벌일 때도, 유방과 그다지 적극적으로 싸웠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런 묘한 분위기 속에서 심지어 항우의 숙부 항백은 대놓고 간첩질을 하며 유방을 도왔다.

범증이 죽고난 뒤, 항우는 더욱 유방을 제압할 의지가 약해지고, 결국 천하를 양분하자는 제안에 순순히 수긍하여 유방의 마수에 걸려든다.

결국 홍구에서 뒷통수를 맞고 해하의 결전에서 대패한 후에 우미인마저 자결한 사면초가의 상황에서, 강동으로 도망칠 의지도 잃어버린채 자진함으로써 생을 마친다.

포상금이 잔뜩 걸린 자신의 목을 내어주며 자진하는 항우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거록대전을 앞둔 항우의 파부침주의 결기는 과연 어디로 갔는지, 참 인생이 허망할 뿐이다.


파부침주는 솥을 때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것으로, 필사의 결기를 뜻한다.
파부침주는 솥을 때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것으로, 필사의 결기를 뜻한다.


필사의 각오, 결기의 힘!

죽기살기로 싸운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간으로 하여금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게 만든다.

이것은 단순히 인간의 의지를 넘어서서, 생물학적으로 생명체가 가지고 있는 놀라운 힘이다.

극한의 상황에서는 각종 호르몬이 분비되고, 신경이 예민해지며, 혈압과 혈당이 높아지며 더 폭발적인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게 된다.

굶주린 상태에서 더 공격적으로 사냥을 하거나, 쫓기는 상황에서 더 달리기가 빨라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파부침주의 고사는 바로 이러한 동물적 본능을 활용한 항우의 용병술이라고 할 수 있겠다.

초한쟁패의 후반부에 군사천재 한신이 보여준 배수진 역시, 파부침주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겠다.

배수진은 사실 적을 방심시키고 유인하기 위한 전략적인 방법이 더 컸던 반면, 파부침주는 그야말로 아군의 사기를 극강으로 끌어올리는 결사의 각오 그 자체였다.

결기란 무엇인가?

인간이라는 몸뚱아리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은 사실 고만고만하다.

하지만 그 의지에 따라서 어떤 이는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어떤 이는 미처 다 발휘하지도 못하고 꺾이고 만다.

사기를 끌어올리고, 의지를 다지는 것이 이토록이나 중요한 것이다.

뜻을 이루고자 한다면, 그 의지를 극강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때로는 파부침주의 결기처럼!

그 뜻을 이루는 길 말고는 다른 길은 없는 필사의 결기로 달려드는 것이다.


요약 및 질문과 답변

파부침주의 뜻은 무엇인가?

파부(破釜)는 솥을 깨드린다는 것이고, 침주(沈舟)는 배를 가라앉힌다는 것이다. 더 이상 먹을 밥도 없고 도망칠 배도 없으니, 죽기살기로 싸우겠다는 결기를 뜻하는 것이다.

파부침주는 어디에서 유래되었는가?

중국 진나라 말에 반진연합군을 이끌던 항우가 숙부 항량의 복수를 하고 조나라를 구원하기 위해 황하를 건너 진나라 명장 장한의 군대와 싸운 거록대전에서 유래하였다.

파부침주는 실제로 유효한 전략인가?

죽을 궁지에 몰리면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게 되는 것은 생명체의 본능이다. 당연히 전투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파부침주는 너무 무모하지 않나?

당시 초나라의 입장에서는 조나라가 멸망하면 차례로 반진연합군이 격파 당해 와해당할 위기에 처해있었다. 만약 필사의 결기로 싸워서 거록에서 이기지 않았다면, 진나라 군대가 반군을 모조리 평정했을 수도 있다.

파부침주와 배수진의 차이는 무엇인가?

배수진(背水陣)은 초한쟁패 후반에 한신이 펼친 전술로, 도망칠 곳이 없어 결사항전의 사기를 높인다는 면에서는 파부침주와 유사하다. 다만, 배수진은 적으로 하여금 방심하고 공격하는 것을 유도하면서 허를 찌르려는 의도가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