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 문명은 자연을 통해 얻은 천연물질만큼이나, 사람의 손이나 기계, 공장을 통해서 만들어낸 인공물질들이 많다.
영양제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영양제인 비타민C의 경우, 천연물에서 얻었다는 천연비타민C와 인공적으로 만들었다는 합성비타민C가 있는데, 둘의 차이는 무엇일까?
과연 차이가 있는지, 차이가 없다면 왜 없는지, 그리고 어떠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본다.
천연은 좋고 인공은 나쁘다?
오늘 이야기할 주제인 천연비타민C를 비롯하여, 우리는 많은 제품들이나 상품들의 광고에서 ‘천연’이라는 수식어를 자주 보게 된다.
왠지 천연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프리미엄 제품 같고, 더욱 좋은 원료로 만들었으며, 부작용이 적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아무래도 문명이 발달하면서 의도하지 않게 생겨난 많은 유해물질들이 인공적인 것은 나쁘고 천연적인 것은 좋다라는 인식을 주었을 수도 있다.
마치 산업혁명 이래로 공장에서 피어나는 굴뚝 연기만큼이나, 뭔가 공장에서 만들었다거나 합성을 통해 만들었다고 하면, 굉장히 부정적인 느낌이 든다.
반면에 천연물질이라고 함은, 인류가 오랫동안 전통적으로 안전하게 이용해왔으며 평온하고 풍요로운 농촌이나 목가적인 분위기에서 자연 그대로를 즐기는 것 같은 깨끗하고 순수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것은 순전히 단어가 주는 어감일뿐,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
인간의 문명은 인간을 위해서 발달한 것이고, 문명의 이기들은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안전하게 만들어왔다.
이것은 먹는 음식도 마찬가지고, 영양제도 마찬가지다.
천연이라는 것은 그냥 가공단계가 없는 원물일 뿐이다.
농업이나 목축업, 어업, 임업을 통해 1차적으로 생산되고 채취된 것을 먹는 것이며, 이 경우에는 경제적으로 비효율적일 뿐더러, 원하는 물질 이외의 것들도 함께 먹게 되면서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심지어는 안전하지 않은 천연물질들은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반면 인공적으로 합성을 한 것은, 그저 천연의 원료들을 가공하고 정제하여, 인간이 이용하고 활용하기에 유리하게끔 만든 것이다. 원자로에서 핵분열을 일으켜서 방사능 범벅으로 만들어내는 기괴한 물질이 아니라, 천연물들을 지극히 안전한 여러 공정을 통해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목적에 맞는 순도를 높인 것이다.
천연과 합성의 차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자연의 맛’이라며 슬로우 푸드 전통 조미료의 대표주자인 간장이나 된장 등과,
‘인공의 맛’의 대표주자인 MSG(글루탐산나트륨) 미원 등을 비교해보자.
간장이나 된장도 결국 콩의 아미노산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감칠맛을 내는 것이므로 엄밀히 말하면 인공적인 조미료가 아닌가?
더군다나 시중의 간장들은 현대식 양조간장인 경우가 많다.
반면 인공 조미료인 MSG의 경우, 그저 사탕수수 당밀을 먹이로 하여 미생물들을 키운 뒤 그 부산물들을 긁어모아서 만든 것이 MSG이다.
사탕수수 원료와 미생물 부산물이라는 측면에서 지극히 천연적이지 않은가?
천연에 대한 막연한 호감과, 인공에 대한 비호감은 그저 편견에 불과하다.

천연비타민C와 합성비타민C의 차이
천연과 인공의 차이는 비타민C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부 제품들이 천연비타민C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어차피 비타민C 정제나 분말로 가공했다면 그것이 어찌 천연이라고 볼 수 있을까?
합성비타민C의 경우에도 따지고보면 그 원료는 천연이나 다름 없다. 옥수수 등을 원료로 하여 포도당을 미생물 발효를 통해 합성한 것이 오늘날 우리가 먹는 대부분의 합성 비타민C이다.
적어도 비타민C에서만큼은 천연과 합성의 경계가 큰 의미가 없는 것이다.
더욱이 분명한 것은, 어떤 원료로 어떻게 만든 비타민C이든지, 그 비타민C의 화학식은 동일하다.
다시 말하면 ‘과학적으로’ 같은 물질이라는 것이다.
‘과학’이라는 것은 똑같은 환경이 통제될 때, 그 원인과 결과가 항상 같은 ‘법칙’ 같은 것이다.
다시 말하면 어떤 과정으로 생성된 비타민C이든, 그 화학식이 똑같기 때문에, 똑같은 물질이고, 똑같은 효능과 작용을 한다는 것이다.
천연비타민C나 합성비타민C나 결국 그 자체로는 똑같다.
경제성에서는 합성이 압도적으로 유리
똑같은 효능을 발휘하는 비타민C라면, 어떠한 제품을 먹을지에 대한 소비자들의 선택은 결국 경제성에서 갈릴 수 있다.
비타민C는 그 효능에 큰 편차가 있는 영양제가 아니다.
화학식이 똑같은 비타민C라면 똑같은 효능을 내기 때문에, 제품들의 수준이 어느 정도 평준화되어있다.
다만, 패키지 형태나 제형에 따라서 좀 더 보관과 유통에 유리하고, 섭취에 용이한 것이 좋을뿐이다.
그럼 남은 변수는 ‘가격’이다.
천연비타민C의 경우에는, 천연물을 원료로하여 그 분말 등으로 비타민C를 따로 얻어낸 것이다.
로즈힙, 아세로라, 레몬 등의 과일에서 추출한다.
물론 그렇게 희귀한 재료들이 아니므로 아주 고가의 제품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원가나 생산공정 등에서부터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하므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
반면 합성비타민C의 경우 옥수수 등의 녹말을 이용하여 아주 효율적인 공정을 통해서 대량으로 합성한다. 오로지 비타민C 합성을 위해 최적화된 공정을 이용하는 것이다.
가장 효율적이도록 선택된 프로세스로 제조된 것이기 때문에 가격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건강상 효능에서도 합성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
직접적으로 천연비타민C나 합성비타민C의 건강상 효능에는 차이가 없다고 앞서 이야기하였다.
똑같은 화학식을 가진 똑같은 물질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성비타민C가 건강상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가격이 저렴하고, 복용하기에 편리하게끔 효율적으로 제조되었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맞춤형으로 먹기에 좋다는 것이다.
대개 천연비타민C들은 용량이 적거나, 과량복용시 소화장애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키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부분에 있어서는, 천연 제품이 다른 흡수를 돕는 물질들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오히려 건강에 좋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들도 있으나, 수용성인 비타민C는 맹물과 함께 순수하게 먹는게 가장 흡수효율이 좋다.
반면 합성비타민C는 용량 구성도 다양하지만, 정제형의 경우 대개 1000mg으로 구성되어 있고, 분말형도 낱개 포장되어 있는 경우가 많아, 대용량 복용 방식에도 유리하다.
소위 비타민C 메가도스라고 불리는 대용량 복용 방식에 대해서는 아래 글을 참고 바란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합성비타민C는 그 순도가 높고, 복용방식을 개인 성향에 맞게 구성하기 편리하며, 대용량 복용시에도 부작용이 없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똑같은 화학식의 똑같은 물질이라고 하더라도, 간접적으로 그 건강상 효능이 월등히 유리한 것이다.
천연,합성 구분은 비타민C에는 불필요한 가치판단
현명한 사람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서 가장 유리한 것을 선택하고, 필요한 가치판단만 한다.
현명하지 못한 사람은 자신의 뇌피셜이나 비과학적인 미신을 가지고 불필요한 가치판단으로 비효율적인 판단을 한다.
천연이냐 합성이냐의 구분은 적어도 비타민C에는 불필요한 판단이다.
똑같은 화학식이기 때문에 그 차이는 없다.
그리고 위에서 이야기한대로, 경제성이나 편리성, 효율성의 측면에서 합성비타민C가 훨씬 유리하다.
만약 다른 분야에서, 이를테면 가죽자켓을 산다고 한다면, 천연피혁과 합성피혁의 차이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분명히 그 멋스러움과, 내구성, 통기성, 활용성 등의 면에서 차이가 현저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상황에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 현명한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천연비타민C가 좋다면, 그것은 개인의 취향이므로 어쩔 수 없다.
안먹는것보단, 기쁜마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먹는 것이 가장 건강에 좋은 선택일 것이다.
그래도 기왕이면, 현명한 선택을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