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의 삶에서 일을 하는 것과 노는 것이 구분된 것은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사실 두가지의 차이는 돈을 벌고 생산을 하기 위해 하기 싫어도 해야하는가 마는가 등 대단히 애매모호한 기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 문명에서 대부분 인간의 삶이 두가지가 구분되는 것은 사실이다.
오늘은 주지육림(酒池肉林) 뜻에 대해 알아보며, 인생에 있어서 노는 것에 너무 정신 팔리면 본업이 소홀해지고 인생이 망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논해보도록 한다.
주지육림 뜻
주지(酒池)란 술로 만든 연못이며, 육림(肉林)은 고기로 만든 숲이다.
그야말로 밤새도록 몇날몇일동안 술에 취해 고기를 뜯으며 난잡하고 방탕하게 노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이 성어의 출전은 그 유명한 사마천의 은본기에 나오는 은나라 마지막왕 주왕의 부덕함을 묘사하는데서 나온다.
은나라(殷)의 원래 이름은 상나라(商)인데, 무왕벌주 역성혁명으로 주나라(周)가 들어서면서 상나라를 격하해서 은나라라고 불렀다.
마지막왕은 주왕인데 이름은 제신이다.
엄청난 괴력의 소유자로 알려져있고, 전쟁에 능력이 뛰어나 주변 부족들을 정복하고 핍박하는 등 은나라의 강성함을 사방에 떨치기도 하였다.
그러나 너무나도 폭력적이고 방탕한 성정 때문에 부도덕한 짓을 많이 저질렀으며, 주변 국가들의 반감을 사고 주나라를 중심으로한 연합군에 의해 목야대전에서 대패하고, 온갖 금은보화를 모아두었던 녹대에 불을 질러 자진하였다.
그가 온갖 폭정을 저질렀을 때, 그 옆에는 달기라는 미녀가 있었는데, 그야말로 나라를 기울게만든 경국지색의 미모를 자랑했다.
달기는 주왕을 꼬드겨서 온갖 악행을 저지르게 하였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주지육림이였다.
은나라 이전의 망한 왕조였던 하나라(夏)의 걸왕이 원조로 개발한 유흥문화인데, 인공 연못을 파서 술로 가득 채우고, 나무에는 온갖 고기 요리를 매달은 다음, 남녀가 나체로 돌아다니면서 짐승처럼 난잡하게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이다.
은나라가 주나라한테 망한 결정적인 요인에는 주변 부족들을 핍박하고 가혹한 세금 등 민심이반으로 혁명의 처단을 당한 것이지만, 그것을 비유적으로 상징하는 것이 바로 이 주지육림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얼마나 돈을 퍼부어가면서 방탕하고 난잡하게 놀았으면 오늘날에도 상상만해도 입이 떡 벌어지는 그런 호화파티를 매일같이 벌일 수 있었을까.
지금도 최고급 술로 수영장을 만들고 최고급 스테이크와 바베큐를 매일 구워 몇날몇일 동안 논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이 왕으로써 통치자로써 자질이 있다고 볼 수 있을까.
결국 주나라의 문왕 희창 때부터 세운 혁명의 뜻을 이은 아들 무왕 희발과 주공 희단, 그리고 그 유명한 강태공 여상에 의해 무왕벌주로 은나라 주왕은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주지육림 예문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며, 더군다나 은나라와 주나라의 싸움은 중국 정체성의 뒤바꿀 정도로 고대사에 엄청난 사건이었기 때문에, 주나라는 성인군자의 나라로, 은나라는 그야말로 야만적이고 폭압의 나라로 묘사되곤 하였다.
은나라 주왕이 폭군의 대명사가 되게끔 온갖 좋지 못한 이야기를 잔뜩 꾸며내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것이다.
따라서 주왕의 폭정을 대표하는 주지육림은 상당히 안좋은 뜻으로 쓰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 책임이나 할일을 뒤로 미룬채 난잡하게 유흥을 즐기는 경우 ‘주지육림에 빠졌다’라고 비판할 때 주로 쓰인다.
그러나 최근에는 워낙에 자극적인 표현인데다가, 술과 고기를 좋아하는 현대인의 취향에 딱 들어맞는 이상향 같은 느낌이 되어버린지라, 본래 뜻과는 다르게 아주 푸짐하게 호화로운 파티를 짓궂은 표현으로 장난스럽게 과장할 때 농담으로 쓰기도 한다.
술과 고기, 정신과 육체를 유혹하다
이 고사성어에서 주왕의 폭정과 난잡함을 상징하는 두가지는 바로 술과 고기이다.
예나 지금이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술과 고기에 환장한다.
물론 술을 안마시는 사람도 있고, 채식주의자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주 즐기는 쾌락의 상징과도 같은 음식이다.
건강의 측면에서 보자면, 고기는 양질의 단백질로 건장한 신체를 위해 필수적이고, 술은 한방울이라도 신체에 부담을 주는 독성을 가지지만, 이 고사성어에서는 둘다 정신과 육체를 유혹하고 쾌락에 빠뜨리는 탐욕과 타락의 음식으로써 쓰였다.
가장 맛있고 가장 값비싸며, 가장 유흥과 쾌락을 즐기기에 최적의 음식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식도락을 즐기는 미식가나, 술을 좋아하는 애주가 입장에서는 썩 듣기 좋은 말은 아니겠지만, 음식과 술에 빠지는 것은 보통은 사람들이 제할일을 못하게 만들고, 게으르게 만들며, 이성보다는 쾌락을 탐닉하게 만든다.
눈앞에 술로 만든 연못과 고기를 매달은 숲이 펼쳐져있고, 진한 술냄새와 잘익은 고기냄새가 진동하며, 남녀가 벌거벗고 놀고 있으면, 그 쾌락을 계속 즐기고 싶지, 원래 해야할일은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의 마음가짐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주왕이 정신차리고 군대를 긁어모아 목야대전을 치루러 응전하러 나간 것도, 주나라 무왕과 강태공이 제후들을 모아 황하를 건너 은나라 수도로 진격하는 지경에 이르렀을 때였다.
그야말로 망하기 일보 직전의 최후의 순간까지 제정신을 못차렸던 것이다.
쾌락에 유혹에 빠져 탐닉하며 방탕하게 사는 것이 이토록이나 쏜살 같다.
인생을 살면서 술과 고기 같은 쾌락을 완전히 멀리하며, 도 닦듯이 살 수는 없다.
쾌락 없이 쐬빠지게 고생만 한다면 인생을 사는 맛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이다.
쾌락에 빠져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있지는 않는지!
불만과 스트레스가 노력과 성취를 만든다
술과 고기에 쩔어서, 미녀들과 벌거벗고 몇날몇일을 밤을 지워서 노는, 향락의 끝판왕 주지육림에 대치되는 말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그 유명한 와신상담이 있다.
울퉁불퉁한 장작더미 위에서 잠을 자고, 쓰디쓴 쓸개를 핥으며 복수의 칼을 갈았다고하는, 춘추시대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복수혈전의 고사이다.
부차와 구천은 왜 그렇게 스스로들을 괴롭히면서 복수의 칼을 갈았는가?
바로 그렇게 불편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불만이 가득하여 화가 치밀어오를 때 그야말로 모든것이든 노력하고 실행하는 가공할만한 힘이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인간의 몸이 극한의 상황에서 각종 호르몬들이 분비되어 평소와는 다른 초월적인 힘을 내는 것은 지극히 동물적인 당연한 생리현상 중 하나이다.
인간은 고되게 일하는 것보다는 편하게 노는 것을 좋아한다.
일하는 것은 보통 하기 싫지만 먹고 살기 위해서 해야하는 생업이다.
노는 것은 보통 그동안 벌어놨던 것으로 먹고 마시면서 쓰는 것이다.
일하여 쌓아 놓은 것으로 장기간 놀고 먹을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일을 해야지 놀 수 있고, 일하지 않고 놀기만 하면 마이너스로 추락하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주지육림처럼 펑펑 써대며 쾌락에 빠지면, 그야말로 무왕벌주처럼 멸망까지 치달을 수도 있는 것이다.
성공을 위해서, 성취를 위해서, 목표에 도달하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는 것은 잊고 일에 열중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바로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갈림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