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세운 뜻이 있다.
그야말로 사사로운 감정 없이 대의의 뜻을 품은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적인 욕망이나 사연에 의해서 뜻을 세우기 시작한다.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며, 이 노력을 얼마나 끈질지게 밀어부칠 수가 있느냐가 결국 성공의 관건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한 동기를 부여하는 마음가짐에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겠으나, 오늘은 인간의 감정에서 가장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는 복수심을 논하며, 그 대표적인 고사인 ‘와신상담(臥薪嘗膽)’을 논해보는 것이다.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고사성어이자 사자성어로써, 그만큼 불타는 복수심과 뜻을 이루고 고통을 견뎌내는 강인한 의지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으며,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로 오늘날까지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이다.
와신상담 뜻
와신(臥薪)이란 땔감 나무 장작 위에 눕는다는 것이고, 상담(嘗膽)은 쓸개를 핥는다는 것이다.
중국 춘추시대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이 매일 복수를 다짐하면서, 장작 더미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핥았다는 고사에서 유래하였다.
현대인들은 모두 잠자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잠을 자는 침대에 상당한 돈을 투자할 정도로 푹신한 잠자리는 숙면에 중요하다.
심지어는 맨땅에 누워서 자더라도 평평한 곳에 누워야지, 울퉁불퉁한 곳에서는 잠을 자기는 커녕 오히려 허리가 뒤틀리고 온몸이 쑤시게 될 것이다.
그런데 땔감 나무 장작 위에서 잔다니? 굴곡진 요철에다가, 잘못 움직일 때마다 장작이 무너져 불안한데다가, 거친 나무껍질과 뾰족한 나뭇가시에 온몸이 쓰라릴 것이다.
이 나무 장작더미 위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단 하루도 몸을 편히 쉬지 않고 부단하게 노력하겠다는 의지 그 자체이다.
또 잠자리 못지 중요한 것이 바로 먹거리이다. 영양은 말할 것도 없고, 음식의 맛과 풍미가 주는 행복감은 그 무엇과 견줄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즐거움이다.
그런데 맨밥에 물 말아서 개죽을 먹는 것도 아니고, 역하디 역하고 쓰디 쓴 동물의 쓸개를 매달아놓고 매일 핥아먹는다?
한번 핥을 때마다 정신이 번쩍 뜨일 것이다.
그 무슨 진수성찬과 배부른 식사가 무슨 소용이냐! 이 쓸개 한번 핥음으로써 분노와 의지가 다시 솟구치게 된다.
이렇게 자신의 몸을 곤궁하게 고통스럽게 괴롭히면서, 복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단 하루도 놓치지 않고 의지를 다졌다는 고사가 바로 와신상담이다.
와신상담 유래, 오나라와 월나라의 피터지는 복수혈전!
이 고사는 중국 춘추전국시대를 비롯하여 고대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 중 하나이자, 시대를 막론하고 복수의 대명사로써 널리 쓰이고 있다.
오나라와 월나라의 엎치락 뒤치락 싸움을 다루는 오월춘추(吳越春秋)의 가장 중심이 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때는 주(周)나라 천자의 권위가 무너져, 각국의 제후들이 서로 패권을 다투고 있을 때였다.
장강 이남 서남쪽에는 전통적으로 명망 높았던 오(吳)나라가 있었다.
주나라 문왕 희창의 형이였던 오태백을 시조로하는 주나라 왕실 희성(姬姓)제후국이다.
이 오나라는 오왕 합려 대에 이르러, 걸출한 위인이었던 오자서와 명장 손무의 활약으로 초나라를 제압하고, 패자의 지위에 오르게 된다.
오자서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아래 일모도원(日暮途遠) 글을 참고하길 바란다.
오왕 합려의 욕심은 끝이 없었고, 마침 더 남쪽 회계산 근방에 자리잡고 있었던 월(越)나라를 치고자 마음 먹는다.
때마침 월왕 윤상이 죽어 어수선한 틈을 타서, 오왕 합려는 군대를 일으켰다.
그야말로 상(喪) 중에 일으킨 전쟁이기 때문에, 세간의 비난을 받아 마땅한 전쟁이었지만, 이미 당시의 정세는 명분을 따지지 않는 약육강식의 전국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월나라는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윤상의 뒤를 이은 월왕 구천(勾踐)은 제왕의 웅재대략이 있었고, 그를 보좌하던 범려와 문종 또한 한가닥하는 자들이었다.
오왕 합려는 자신만만하게 구천의 군대를 쳤으나 크게 패하고, 전쟁 중에 얻은 부상으로 죽고 만다.
합려가 죽을 때, 아들 부차(夫差)에게 ‘아비를 죽인 구천을 잊을 수 있겠느나?’고 물었고, 부차가 ‘감히 그렇지 않겠다!’고 답하였다고 한다.
이후 합려의 뒤를 이어 오왕이 된 부차는, 군막 안에 땔나무 장작을 깔아놓고 침대 삼아 생활하고, 매일매일 군사들을 훈련시키며 복수의 칼을 갈았다.
군막을 드나들 때마다 병사를 시켜서 ‘부차야! 네 아비의 복수를 잊었느냐!’라고 소리치게 하였다고 한다.
마침내 부차는 함께 다시 군대를 일으켜 월나라를 쳐서 구천을 대패시키고, 구천은 패잔병들을 이끌고 회계산으로 도망쳐 결사항전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범려와 문종이 싸워봤자 개죽음이니 훗날을 도모하라고 만류하였고, 구천은 부차에게 항복하고 목숨을 구걸한다.
오자서는 구천의 성정을 알기에, 반드시 화근이 될 것이니 잡아죽여야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부차는 복수의 뜻을 이룬 자신의 위업을 떨치고 싶은 치기였는지, 구천이 어떤 용을 쓰던 자신을 다시 위협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오만함이었는지, 구천을 살려준다.
물론 이때 범려와 문종이 오나라 태재 백비 등에게 뇌물을 쓰는 등 공작을 벌여서, 부차의 마음을 돌리는데 일조하기도 하였다.
구천은 부차의 의심의 눈초리를 피하기 위해, 부차의 병을 진단한다고 대변을 찍어먹기도 하였고, 그야말로 종살이를 하며 마부노릇을 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몇년간의 고생 끝에 부차에게서 풀려나 다시 월나라로 돌아온 구천은 방구석 천장에 쓸개를 매달아놓고, 매일 핥으며 ‘회계산에서의 치욕을 잊었느냐!’며 스스로 복수를 다짐하였다고 한다.
구천은 월나라의 국력을 키우는 한편, 모사꾼 범려는 오나라에 계속 공작질을 벌여서 그 유명한 미녀 서시를 부차에게 보내 향락에 빠지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침내 태재 백비를 꼬드겨 오자서를 참소하게 하였고, 오자서는 부차에게 촉루검으로 자결하라는 명을 듣고, 스스로 목을 찔러 죽었다.
오나라의 정국은 더욱 혼돈에 빠졌고, 마침내 월왕 구천은 복수의 칼을 뽑아 군대를 일으켰고, 부차를 패퇴시켜 자기 앞에 무릎을 꿇리게 만든다.
구천 역시 자신이 최후의 승리자가 되었음을 떨치려한 까닭인지, 부차를 살려두어 치욕의 삶을 이어가게 하려 하였지만, 이미 실의에 빠진 부차는 오자서에게 부끄러운 마음으로 얼굴을 가린채 자결했다.
와신상담의 이야기는 여기까지이지만, 이후 월나라 구천 역시 ‘장경오훼(長頸烏喙)’의 상을 그대로 드러내며, 그 유명한 조진궁장(鳥盡弓藏) 토사구팽(兎死狗烹) 고사의 원조로써, 월나라 역시 혼돈에 빠지게 된다.
와신상담 예문, 뼈를 깎는 인고의 노력!
이 고사의 내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원래 뜻은 처절한 복수에 한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 자신이 무릎 꿇으며 개처럼 목숨을 구걸해야했던 치욕을 준 원수에 대해서, 기필코 복수하겠다는 마음으로 자신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며 인내하며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복수라고하는 것이 일상적인 상황은 아니고, 또한 도덕적으로 항상 옳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래서 와신상담은 꼭 복수에 한정되어 사용하기보다는, 자신의 몸을 곤궁하게 함으로써 뜻을 이루고자하는 인내의 노력을 표현할 때 많이 사용한다.
‘이번 일을 성공시키기 위해 밤잠을 줄이고 간편식으로 끼니를 때우며 와신상담하였다’고 표현해볼 수도 있는 것이다.

복수의 뜻을 이루고난 뒤에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 모두, 복수의 뜻을 이루었고, 그것을 넘어 춘추오패의 지위까지 올라 명성을 떨쳤다.
하지만 둘다 복수의 뜻을 이루고나서는 혼탁해진 모습을 보였고, 이후 오나라와 월나라 모두 패망하였다.
뜻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대의가 아니라, 개인의 사사로운 원한이었다면 더욱 그러할 수 밖에 없다.
부차에게 구천에 대한 복수란 어떤 것인가?
변두리 오랑캐 나라 수준의 월나라가 전투 중에 잔꾀를 부려 오왕으로 패자의 위세를 떨치던 자신의 아버지 군대를 궤멸시키고, 그때의 부상으로 아버지가 죽었다.
그냥 아버지의 원수에게 보복하는 것이 아니라, 감히 오나라에 까불고 대들은 월나라를 납작하게 밟아버리는 것이 부차의 겉멋들은 복수였다.
그렇다면 구천에게는 부차에 대한 복수란 어떤 것인가?
자신들을 변방 오랑캐라고 우습게 알던 오왕 합려를 죽였더니, 그 아들내미가 복수를 한다고 다시 쳐들어와서 진짜 자신을 무릎 꿇리고, 목숨을 구하기 위해 고통스러운 치욕을 견뎌야 했다.
그런데 이제 다시 구천 앞에 부차가 꿇어있으니, 지난 치욕은 영광의 상처가 되었고, 구천와 부차의 싸움에서 구천은 마지막에 이긴 승자가 되었다. 더 바랄 것이 무엇인가?
그렇게 부차와 구천은 복수를 위해 정점을 향해 달렸고, 복수가 끝난뒤에는 그야말로 항룡유회(抗龍有悔)로 내리막길을 가게된 것이다.
인간의 노력의 끝은 어디인가?
뜻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이토록 처절하면서도, 그 뜻을 이루고난 뒤의 쾌감은 그렇게나 짜릿할 수가 없다.
와신상담의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이다.
장작더미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핥으며 그 고통의 나날을 보냈던 시절은, 복수의 뜻을 이루고난 뒤에 그야말로 영광스러운 노력의 무용담으로 칭송받는다.
하지만 두번다시 그 길을 걸으라고 한다면, 그 누가 선뜻 갈 수 있겠는가?
복수의 뜻을 이루면 그대로 만족해야하나?
그것은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의 전철을 밟는 것이다.
두 사람 모두 뜻을 이루고 패자의 지위에 올랐지만, 결국 머지 않아 그 공과 업은 모두 무너졌다.
마치 괴테의 ‘파우스트’가 떠오르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뜻을 이룬 그 아름다운 순간이 멈추기를 바라는 순간, 그 의미는 빠르게 바래질 것이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한다.
더 나은 삶을 위한 노력은 끝이 없는 법이다.
중국의 모택동은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한 필생의 도구로 ‘변증법’을 사용하였다.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실천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발전의 노력이 바로 변증법의 핵심이다.
와신상담의 복수극은 그야말로 인간적이다.
어쩌면 복수라고하는 그 원초적인 분노의 힘을 동력으로 삼는 것이, 그야말로 효과적이기 때문에 이렇게 수천년이 지나서까지 널리 알려지는 이야기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복수의 뜻이 결국 가장 높은 궁극의 뜻이 될 수는 없다.
감도 안잡히는 까막득하게 높은 뜻을 잡고서 현실의 땅바닥을 딛으며 노력할 수는 없다.
다만 결국 끊임없이 더 높은 뜻을 위해 노력해야, 계속해서 발전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 눈앞의 뜻을 하나하나씩 이루어나가는데에는, 와신상담의 불타는 복수심은 아주 유용하다고 할 것이다.
요약 및 질문과 답변
와신상담(臥薪嘗膽)의 뜻은 무엇인가?
땔감 장작더미 위에서 잠을 자고 쓸개를 핥는다는 뜻으로, 뜻을 이루기 위해서 매일매일 고통을 인내하며 의지를 불태우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와신상담의 유래는 어디에서 나왔는가?
중국 춘추시대 말 오나라와 월나라의 피터지는 복수혈전에서 유래하였다. 오왕 부차는 아버지의 복수를 위해, 월왕 구천은 목숨을 구걸했던 치욕을 씻기 위해, 와신상담하며 복수의 뜻을 세웠고, 두 사람 모두 번갈아가며 그 뜻을 이루었다.
와신상담을 적절한 예문으로 어떻게 사용하는가?
원래 뜻은 복수의 이야기에서 유래하였으나, 일반적으로 사용할 때는 뜻을 이루기 위해 온갖 고난을 인내하고 의지를 불태울 때 두루 사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는 먹는 것, 자는 것 등 원초적인 편안함이나 즐거움을 포기하고 노력에 전념할 때 주로 사용한다.
와신상담은 분노에 기반한 잔혹한 느낌이지 않은가?
복수는 인간에게 있어서 분노의 힘을 동력으로 하지만, 오왕 부차와 월왕 구천은 모두 그것을 동력으로 하여 패자의 지위에 올라 위업을 떨쳤다. 잔혹하기보다는 마침내 뜻을 이루고 성공하는 이야기로 볼 수 있다.
와신상담은 어떤 평가를 받는가?
와신상담은 지독하게 복수의 칼을 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지만, 세간에서는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기필코 뜻을 이루어낸 위인의 의지와 노력으로 평가받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