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
말그대로 소년이 늙기는 쉬워도 이루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중국 남송의 학자 주희(朱熹)의 문집에서 《권학문(勸學文)》에 나오는 ‘우성偶成’이라는 시의 대표 문장이다.
주희는 학자였기에 학문을 이루기가 어렵다고 하였으며, 많은 독서인 학생들에게 면학을 독려하는 구절로 많이 인용된다.
남송의 대학자 주자(朱子)
주희는 유학에서 큰 성취를 이루어 주자朱子라는 존칭을 얻고, 그의 이름을 따 주자학까지 생겨났다.
큰 틀에서 성리학을 집대성하였다고 볼 수 있으며, 성리학을 나라의 기본 학문으로 채택한 조선 왕조에서도 엄청난 존경을 받았다.
특히 사서(四書)를 정리하여 주석을 달은 것으로 유명한데, 통칭 사서삼경이라고 부를 때의 그 사서이다.
원래 유학에서 가장 중요한 경전은 삼경(三經)이였다.
이미 공자 시대에 정리가 된 주역(역경), 시경, 서경이 그 것이다.
이후 공자의 제자들에 의해서 많은 유가의 경전들이 지어지게 되었는데,
그 중에서 주희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네가지 책을 꼽아 사서(四書)라고 묶은 것이다.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이 그 것이며, 대학과 중용은 예기의 편에 속하는 것이다.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사서삼경’이라는 유교 경전 묶음을 제시한 사람이라고하니, 그 권위가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해볼 수 있다.

소년이로학난성! 시간을 아끼고 노력해서 성취하자
앞서 이야기했듯이, ‘소년이로학난성’은 주자의 문집 중 ‘권학문’에 나오는 ‘우성偶成'(우연히 지음)이라는 시의 대표 문장이다.
권학문과 우성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물위금일불학이유내일)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이 있다 하지말고,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물위금일불학이유내년) 올해 배우지 않고 내년이 있다 하지말라. 日月逝矣 歲不我延(일월서의 세불아연) 날은 흐르고 세월은 나를 기다리지 않으니, 嗚呼老矣 是誰之愆(오호노의 시수지건) 아! 늙어버렸다. 이 것은 누구의 허물인가. 少年易老學難成(소년이로학난성) 소년이 늙기는 쉬워도 학문을 이루기는 어렵다. 一寸光陰不可輕(일촌광음불가경) 촌각의 시간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未覺池塘春草夢(미각지당춘초몽) 연못의 봄풀이 꿈에서 깨기도 전에 階前吾葉已秋聲(계전오엽이추성) 섬돌 앞 오동잎이 가을을 알린다.
시간은 흘러간다
주희는 시에서 대놓고 ‘시간’을 소중히 여기고 아껴서 노력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지 않으면 뜻을 이루지 못하고 늙어버릴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경고를 하고 있다.
이보다 더 등골이 서늘해지는 가르침이 또 있을까?
공부를 하지 않아서 선생님께 회초리를 맞는 것은 무섭지 않다.
뜻을 이루지 못해도 웬만한 구색을 갖추면 그럭저럭 살만하다.
하지만 늙어버리는 것은 다르다.
늙는다는 것은 이 생을 마감하는 죽음에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현대과학에서는 인간의 노화를 가장 만성적인 ‘질병’으로도 보고 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죽을 때까지 평생 동안,
늙는다는, 되돌릴 수 없는, 비가역적인, 퇴행적인 방향으로 가고있는 것이다.
젊음으로 돌아갈 수 없기에, 젊음은 귀하다.
지나간 시간을 다시 얻을 수 없기에, 시간은 귀하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므로.
다행히도 인류는 시간 개념을 세분화하여, 시간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를테면 태양의 공전주기를 기반으로 1년의 시간 개념을 만들고,
지구의 자전주기를 기반으로 1일의 시간 개념을 만들었다.
그래서 우리는 시간이 흐르고 있고, 우리가 늙어가고 있고, 죽어가고 있으며, 생이 얼마나 남았음을 가늠할 수 있다.
밤이 깊어 잠들 시간이 되면, 하룻동안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가을 단풍이 떨어지는 만추에 접어들면, 일년동안 무엇을 했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뒤늦게라도 열심히 노력한다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최상의 타이밍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을 것이다.
늙지 않는 자, 죽지 않는 자, 그 누구인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젊음과 늙음, 생과 죽음은 늘 인간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였다.
세상 누구에게나 가장 공평한 것이 시간이라고 하였던가?
물론 사람마다 자신의 시간을 얼마나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지는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자신의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방법과 기회는 주어진다.
늙어죽을 때까지.
그 시간을 허무하게 흘려보내는가, 노력하면서 마침내 성취에 도달하는가는
분명 스스로가 인생에서 선택해야할 부분일 것이다.
인생에서 노력을 해야 할 때
주희는 시에서 봄꿈에서 깨기도 전에 섬돌 앞에 오동잎이 떨어진다고 표현하였다.
왜 봄과 가을을 이야기했을까?
아마 당시에는 농업사회였기에, 봄에는 씨를 뿌리고 여름엔 열심히 농사를 지었으며, 가을이야말로 수확의 계절이기에 그렇게 표현하였을 것이다.
씨를 뿌리고 나서 어영부영 허송세월을 하다가 가을을 맞이한 농부의 심정은 어떠할까?
여름 내내 논밭의 관리를 엉망으로 하였다면, 가을에 풍년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노력하지 않은 인생이 불안한 이유도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인생에서, 마치 봄과 여름에 농사일에 매진하는 것처럼, 노력을 해야하는 때는 언제일까?
답은 ‘언제나’ 일 것이다.
하는 일에 따라서 일정한 ‘주기’라는 것이 있지만,
결국 인생 전체로 보았을 때, 우리의 인생은 언제나 늙어가고 있으므로.
소년이로학난성!
우리는 언제나 이 순간에도 하염없이 쉽게 늙고 있다.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일은 여전히 어려운 채로!
유한한 인생에 기회와 시간이 얼마나 더 있을까?
이루는 것은 어렵지만 오늘 노력한다면 내일을 믿고 기대할 수 있다.
가을의 풍년을 믿고 봄과 여름에 땀흘리며 농사 짓듯이.
위인이 될 것을 믿고 오늘 열심히 사는 소년처럼.
내일을 믿고 오늘 이 한몸 바쳐보자.
지금 당장부터 분투하고 노력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