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이 살아가면서, 혼자의 힘으로 무언가를 이룬다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자기 한몸 보신하는 일에는 혼자 힘으로도 가능하겠지만, 나라를 위하는 일에는 더더욱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개인의 이익과 욕망에 따른 이해관계로써는 나랏일에 힘을 보태어 동원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것을 뛰어넘은 무언가의 대의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 이야기할 문경지교(刎頸之交)는 단순한 우정이나 의리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
위기에 놓인 나라를 위하고자하는 우국충절의 대의가 모여 이루어진 의기투합이다.
문경지교 뜻
문경(刎頸)은 목을 벤다는 것이고, 지교(之交)는 그러한 사귐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목을 내놓을 정도로, 죽음을 각오할 정도의 진정한 사귐의 관계라는 뜻이다.
이것은 남녀간의 사랑이나 친구간의 우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그야말로 그보다 더큰 대의에서 비롯된 의기투합의 관계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나라를 위해서 뜻을 모으고 힘을 합치거나, 큰일을 이루기 위해서 마음을 터놓고 사귀는 사이를 의미한다.
문경지교 예문
앞서 이야기했듯이 이러한 사귐은 대의를 위한 의기투합을 말하는 것이고, 그러한 것을 표현할 때 사용해야 적절하다.
물론 현대 사회는 과거처럼 애국 애족주의가 강하지 않은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에, 국가를 위한 충성에만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을 초월한 대의에 초점을 두었다는 점에서는 여전히 의미가 있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의 발전, 혹은 사사로운 이익이 아닌 여러 사람의 이익을 위해서, 희생을 감수할 각오로 뜻과 힘을 모으는 사이를 문경지교의 관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문경지교 유래, 인상여와 염파
때는 중국 고대의 전국시대, 7개 나라가 서로 약육강식의 혈전을 벌이고 있던 때였다.
그야말로 주나라 천자의 권위가 완전히 무너져, 대의도 도덕도 없이 경쟁을 하던 시기였고, 국경을 들며 자신의 출세와 이상을 위해 활약하던 제자백가들이 활약하던 시기였다.
이때 아주 특출한 위인이 한명 있었으니, 바로 조(趙)나라의 인상여(藺相如)라는 인물이었다.
화씨지벽의 고사로 명성을 떨친 그 인상여이다.
당시 가장 서쪽 변방에 위치해있었던 진(秦)나라는 변법으로 부국강병에 성공하였고, 나머지 육국을 압도하는 국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소양왕 때에 이르러서는 노골적으로 주변국들을 핍박하기 시작하고, 정복과 병합의 야욕을 드러내기 시작하였다.
조나라의 국보였던 화씨벽을 탐냈던 소양왕은 대놓고 공갈을 치면서 강탈하려고 하였으나, 인상여의 기지로 조나라는 화씨벽도 빼앗기지 않고 국익도 지키는 실리를 얻어냈다.
이후에도 제후들의 회맹에서 인상여는 또 한번 죽음을 무릅쓴 용기를 발휘하여, 나라의 체면을 살렸으니, 그야말로 조나라의 국사라고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 마침내 재상의 자리에 까지 올랐으나, 역시나 인지상정인지라 이러한 인상여의 출세를 탐탁치 않아하는 사람들이 나오게 마련이다.
그중 한사람이 바로 조나라의 명장 염파(廉頗)였다.
전국시대의 이름난 명장인 백기, 왕전, 이목과 더불어 기전파목이라고 불릴 정도로, 명성이 높았다.
또한 노익장의 대명사라고 불릴 정도로, 늙어서도 활약이 대단하였고, 조나라에서는 원로 중의 원로였다.
전쟁터에서 온갖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나라를 위해 싸워 그 자리에 오른 염파의 입장에서는, 단지 세치혀로 기지를 부려서 자기보다 어린 나이에 출세한 인상여가 못마땅하였을 것이다.
그래서 언젠가 한번 마주치면 한방 멕이겠다고 벼르고 다녔고, 이런 소문은 곧 파다하게 퍼졌다.
그리고나서 인상여는 일부러 염파를 피하면서 숨어 다니기 시작하였는데, 이를 못마땅하게 생각한 인상여의 식객이 따지자, 인상여가 차분하게 달래면서 답하였다.
과거 진나라 왕 앞에서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활약한 인상여가 정말로 두려워서 피하겠는가? 진나라 왕은 조나라에 염파와 인상여 같은 인재들이 있기 때문에 감히 침범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이 서로 반목한닫고하는 것은 진나라가 진실로 바라고 있는 일이다. 오로지 그것이 두려울 뿐이다.
그야말로 나라를 위해 근심하는 마음에 자신의 체면도 얼마든지 구겨버리는 인상여의 진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러한 내막이 염파에게도 전해지자, 염파는 크게 부끄러워하며 웃통을 벗고 매질을 할 나뭇가지를 등에 짊어지고 인상여를 찾아 사죄하였다.
이것을 부형청죄(負刑請罪, 매를 짊어지고 찾아와 죄를 청하다)라고 한다.
인상여는 염파의 사죄에 예를 다하고 일으켜세우며, 나라를 위해 서로 의기투합하기로 뜻을 다진다.
이것이 바로 문경지교(刎頸之交) 고사의 이야기이다.
목숨을 내걸은 인상여의 용기와 대의(大義)
이 고사에 등장하는 위인은 염파와 인상여이며, 두 사람 모두 조나라를 지키는 큰 기둥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야말로 피튀기는 전쟁이 난무하는 전국시대에서, 전쟁능력이 뛰어난 염파 같은 무장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나라를 위해 목숨도 마다않는 기개의 인상여 같은 지사 또한 그에 못지 않다.
역사에서 그 뒷이야기를 보면, 백전노장 염파는 꾸준히 활약하였으나 전국의 판도가 기우는 대세를 거스를 수 없었다.
인상여와 조사 같은 위인들이 세상을 떠나고 조나라도 망조가 들었는지, 왕과 조정은 염파의 기량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휘관을 바꾸기를 거듭하였고, 결국 장평대전에서 대패하면서 돌이킬 수 없는 내리막으로 치닫게 된다.
이런저런 개판의 상황에서, 성격이 불같은 염파는 같은 알력다툼이 있던 같은 조나라 군대를 공격하기에 이르렀고, 위나라와 초나라로 망명한 뒤로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불명예 퇴장하고 만다.
어쩌면 이러한 뒷이야기 때문인지, 염파의 눈부신 전공에도 불구하고, 조나라를 지탱하고 있었던 힘으로 인상여의 기개를 더 높이 쳐주는 분위기가 있다.
사마천이 사기에서 말하기를, 목숨을 걸고 분연히 행동하여 나라의 위상을 떨친 인상여의 용기와 염파에게 몸을 낮추어 다툼을 막은 지혜롭고 숭고한 처사를 높이 평가하였다.
물론 염파의 끝이 불명예스럽다고하여, 그가 나라를 위해 세운 공이 무시받을만한 것은 아니다.
그 둘의 나라를 위하고자하는 의기투합의 문경지교는 오늘날까지 후세에 길이 전해지며 귀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사사로움은 낮추고 대의는 높인다!
인상여가 염파를 비롯한 후세 사람들까지 감화시키며, 조나라의 기둥으로 추방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의 뛰어난 기지와 능력도 대단하였지만, 죽음도 불사하는 강건한 기개는 물론, 사사로운 감정과 이익이 아닌 대의에 그 뜻을 두었기 때문이다.
전국시대 때 수많은 유세객들이 있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입신출세를 위해서 각국의 왕들 앞에서 변설을 늘어놓고 다니며, 주유천하하였다.
이들 중 인상여가 돋보이는 이유는, 그는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과 나를 위한 충성으로, 목숨을 걸고 초강대국 진나라 왕 앞에서 당당하게 유세하였기 때문이다.
조염파가 인상여를 시기한 것은 인지상정이었지만, 인상여는 그런 감정마저 접어두고, 나라를 위해 반목을 피해다니는 수고로움을 다하였다.
그 결과 백전노장이 웃통을 까고 직접 매질 몽둥이를 짊어지고 나와 진심으로 사죄하는 감동적인 명장면까지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는 문경지교로써 후세에까지 널리 알려지게 된다.
누군가와 뜻을 모아 의기투합하고 싶다면, 인상여처럼 사사로움을 버리며, 몸소 대의를 쫓는 모습을 보여야할 것이다.
요약 및 질문과 답변
문경지교(刎頸之交)는 무슨 뜻인가?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진정성 있는 사귐을 이야기한다. 사사로운 감정보다는 대의를 위해 의기투합하는 뜻으로 쓰인다.
인상여는 어떤 인물인가?
인상여는 조나라 사람으로 화씨지벽의 고사로 유명하며, 적국인 진나라 왕 앞에서 죽음을 무릅쓰고 용기있는 행동을 보임으로써 국익을 지킨 위인이다.
염파와 인상여는 어떤 사이였나?
염파는 조나라의 백전노장으로, 빠르게 출세해 명성을 떨친 인상여가 못마땅하였다. 하지만 인상여가 진심으로 나라를 위하고 자신과의 반목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를 낮추는 모습을 보고 감화하여, 그에게 사죄하고, 의기투합하는 사이가 되었다.
인상여는 왜 높게 평가받나?
사마천의 사기에서 인상여는 죽음도 마다않는 용기로, 사사로운 이익보다는 나라를 위해서 행동한 위인으로 평가 받는다.
대의를 위한 의기투합은 왜 중요한가?
사람마다 사사로운 이익을 쫓는 것은 당연한 인지상정이지만, 모두가 그렇게 하게 되면 큰일에 힘을 합치지 못하고 반복하여 모두가 망하는 길로 가게 된다. 사사로운 감정과 이해관계는 뒤로 하고, 대의를 쫓아 뜻과 힘을 합치면 모두가 함께 살아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