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탄 삼십육계] 삼십육계三十六計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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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 병법에 대하여 이야기해본다.



삼십육계三十六計란?

삼십육계는 병법兵法이다.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때 개인의 생존과 성공은 물론 세력의 부국강병을 이루기 위하여 다양한 사상들이 발전하였는데, 이를 제자백가諸子百家라고 하였다.

대표적으로 유가儒家와 도가道家, 묵가墨家, 법가法家, 병가兵家 등이 출현하였다.

이들 중에 특히 병가兵家는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을 최상의 목표로 하였으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전쟁터에서 인仁과 예禮를 따지는 것은 사치스러운 일이다.

몸을 날렵하게 움직여 행군하고 돌격해도 모자른 마당에 무위無爲란 곧 죽음이다.

적을 사랑愛하다가는 내가 사랑하는 것들이 파멸 당한다.

싸움의 규칙法은 이기기 위한 그 모든 것이다.

병가에는 성인군자도 없고, 신선도 없으며, 법의 지엄함도 없었다. 오로지 승리자와 패배자만이 존재할 뿐이였다.

병가의 전략과 전술은 전쟁뿐만 아니라 인생의 일체 싸움과 투쟁에 널리 적용해볼 수 있다.

중국의 오천년 역사 속에서 가장 치열하게 투쟁의 인생을 살았던 인물을 꼽아보자면, 중국공산당을 이끌었던 모택동毛澤東을 꼽아볼 수 있다.

모택동은 일생의 대부분을 싸움을 하며 보내었고, 철저한 병가적 사고방식을 가졌다. 심지어는 노자老子를 읽고서도 ‘이 것은 병서兵書이다’라고 말하였다.

산 속에서 게릴라전을 벌이며, 2만5천리 장정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모택동의 병가적 사고 덕분이였다.

특히 모택동은 전략과 전술의 대다수를 중국의 역사와 고전에서 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통 역사뿐만 아니라, 삼국지나 수호전 같은 대중소설에서도 생각을 얻었다고 한다.

총칼로 싸우는 일뿐만 아니라, 중국공산당 내부투쟁이나, 국민당과의 건곤일척의 승부에서까지,

모택동은 무차별적으로 병가적 사고를 발휘하였다.

중국 역사와 고전의 총체에서 나온 그의 병가적 사고는,

마찬가지에서 나온 36계와 매우 동질적이며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36계는 손자병법이나 오자병법처럼 누군가가 전문적으로 체계화하고 정리한 병법이 아니다.

그야말로 경험적으로 정리된 역사와 고전의 정수였다.

때문에 그 활용과 응용이 무궁무진하며, 담겨진 뜻이 심오하다.


왜 서른여섯가지 계책인가?

삼십육계는 말그대로 서른여섯가지 계책으로 이루어져 있다.

36이라는 숫자는 중국 전통의 관념에서 나온 의미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홀수는 양陽의 숫자로, 짝수는 음陰의 숫자로 구분해볼 수 있는데, 이 중에서 6은 특히 음을 대표하는 숫자이다.

그래서 6×6=36의 산술로 36계가 나온 것이다.

양陽의 가치들은 말그대로 드러나 떳떳한 것들이다.

유가에서 말하는 인의예지 같은 것이다.

반면 음陰의 가치는 드러나지 않고 숨겨져있는 것이다.

바로 병가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용하는 계책과 술책이 그 것이다.

따라서 36계는 양陽이 아닌 음陰의 사상이다.

36계의 내용을 보면 절묘하게 탁월할 지언정, 그럴싸하게 드러내기엔 폼이 안나는 이야기가 많다.

음陰의 병법은 이러한 것이다.

앞에서 실력을 겨루기 보다는, 뒤에서 온갖 교묘한 수단으로 남을 속이고 이용한다.

하지만 싸움에서 이기는 일에 무슨 상관이 있는가?

적은 틀린 사람이고, 나는 옳은 사람이니, 내가 이기는 일은 항상 옳다.

약점과 급소를 노려 최소한의 노력과 피해로, 상대를 궤멸시키는 것만큼 좋은 일은 없다.

속는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이고, 당하는 놈이 나쁜놈이다.

이 것은 뻔뻔한 것이 아니라, 당당한 것이다.

이러한 사고관을 바탕으로 가지를 뻗어나간 것이 바로 36계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명망 높은 장군이나 전략가가 저술한 손자병법이나, 오자병법과는 결이 다르다.

36계는 깊이있는 철학과 사상을 논하지 않는다.

체계적이지 않으며, 관점에 따라 해석이 다양해지는 잡다한 병서이다.

오로지 중국의 역사와 고전 속에서 축적된 경험으로 정리된 병서였다.

똑같은 병법도 정해진 용례가 없다.

사용하는 사람 나름이고, 갖다붙이기 나름이다.

그래서 마이너한 병서로 취급받았다.

하지만 36계의 존재감은 부정할 수 없다.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최상의 목표인 전쟁터에서, 36계만큼이나 유용한 병서는 또한 없기 때문이다.

활용과 응용이 무궁무진하며, 현실적으로 적용하기에 따라서 새로운 용법을 탄생시킨다.

36계는 그야말로 입체적인 병법이다.

후술할 그 구성에서도 논하다시피, 36계는 단순히 적과의 싸움을 직면했을 때만을 논하지 않는다.

전쟁의 시작, 행군, 대치, 공격, 방어, 난전, 교착, 심지어는 패배하고 도망갈 때의 방법마저 논하고 있다.

이토록이나 매력적인 36계.

오히려 정통 병서를 단순하고 융통성 없는 고상한 논의로 비웃는듯이,

삼십육계는 현실을 직시하고 오로지 생존과 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삼십육계는 중국 역사와 고전 속 전략 전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삼십육계는 중국 역사와 고전 속 전략 전술의 정수라고 할 수 있다.


삼십육계의 구성

36계는 6개의 큰 분류에 6개 계책이 들어가 36계를 이룬다.

  1. 승전계勝戰計 :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쓰는 계책. 혹은 승리의 분위기가 압도될 때 쓰는 계책. 전쟁을 시작할 때 쓴다.
  2. 적전계適戰計 : 적과 대치하고 있을 때 쓰는 계책. 눈치 게임을 하면서 은밀한 계책으로 이긴다.
  3. 공전계攻戰計 : 적을 공격할 때 쓰는 계책. 이제 적을 공격해야 할 때이다.
  4. 혼전계混戰計 : 뒤영겨 싸울 때 쓰는 계책. 싸우면서도 계책을 세워 승기를 잡는다.
  5. 병전계倂戰計 : 병렬로 이중 전쟁을 벌인다. 전쟁 중에 또 다른 전쟁을 한다.
  6. 패전계敗戰計 : 패하고 있을 때 쓴다. 역전을 노리던지, 피해를 최소화하며 전쟁을 끝낼 궁리를 한다.

이제 다음 장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삼십육계를 알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