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리밥에 대한 일화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던 도쿠가와 이에야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노년까지 정력적으로 왕성하게 활동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나이 60세 전까지는 노부나가와 히데요시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했고, 빛나는 위업의 대부분은 히데요시 사후에 이루어진 것들이다.
물론 그전까지 이에야스가 고향 미카와의 가신들과 함께 투쟁적인 삶을 살며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에야스는 어린시절부터 늘 생존에 대한 위협에 시달렸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본명은 마쓰다이라 모토야스이다.
나름 미카와에서는 명망있는 마쓰다이라 가문이였지만, 어린시절 바로 옆동네의 강성한 이마가와 가문에게 굴복하여 인질생활을 해야만 했다.
눈칫밥을 먹으면서 살아야했던 그 시절이 얼마나 서러웠을까?
특히 돌아서면 배고프고 돌도 씹어먹을 정도로 식욕이 대단한 혈기왕성한 소년기에 그 인질생활을 했으니 말이다.
살아남아서 위업을 이루기 위해서는 스스로 신체를 강건하게 만들어야 했고, 몸을 위해서 거친 음식도 마다 않고 부지런히 챙겨먹어야 했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이에야스는 젊은 시절 나름대로 전장에서 무공을 발휘할 수 있었나보다. 이른바 ‘동해도 제일의 무사’라는 칭호까지 얻는다.
물론 그런 멋진 타이틀 이면으로, 자신의 건강에 대하여 지극히 챙기고, 인색함에 가까울 정도로 재물을 아끼는 특유의 기질과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리밥을 즐겨먹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리밥에 대한 흥미로운 일화가 있다.
이에야스가 즐겨먹었다는 대표 건강식은 ‘보리밥’ 이였다.
그가 본거지였던 미카와의 오카자키 성에서 지낼 때였다.
현대에는 쌀이 풍족하여 썩어넘쳐날 지경이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농업기술의 한계로 쌀 생산량이 지금에 비할바가 못되었다.
더군다나 전쟁통의 전국시대에서 농민들이 농번기에 농사에 집중하는 기본적인 생산조차 위협받던 시기였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보통 1년에 1번 수확하는 쌀의 경우 그 수급에 대한 문제가 컸다.
쌀을 수확하는 가을에는 풍족한데, 그 수확을 하기 직전까지의 여름에는 쌀이 굉장히 귀해지는 것이다.
햅쌀과 묵은쌀의 문제를 떠나서, 수확한 쌀이 똑 떨어져 뒤주 바닥을 긁어야 하는 문제이다.
그래서 쌀과 번갈아 재배할 수 있는 작물을 기르게 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보리이다.
보리의 경우 쌀 수확이 끝나는 늦가을에 심어 초여름에 거둔다.
이 때 초여름의 보리가 수확되기 전인 늦좀 즈음, 지난 가을 수확한 쌀을 다 먹어버린다면, 그야말로 먹을 곡물이 없는 비상사태가 생기게 된다.
이른바 춘궁기, 보릿고개라고 불리는 고난의 시기가 이때이다.
이렇게 먹을 것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기였지만, 그래도 곡물 수급을 잘 관리한다면 지배계급이야 먹는 일에는 걱정할 것이 없다. 미식을 찾았으면 찾았지, 굶을 걱정은 없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 지방의 영주라면 없는 쌀을 긁어모아서라도 일년내내 쌀밥을 먹는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야스는 내내 보리밥만 먹었다.
쌀이 부족한 시기, 대중적인 고난을 함께한다는 의미였을까?
이에야스의 솔선수범에 감동한 하인이 어느날 감동의 깜짝 충성 이벤트를 준비한다.
맛있는 쌀밥을 지어 그릇 밑에 수북히 깔은 다음에, 윗부분에만 보리밥으로 설설 얹어서 덮어서 식사를 올린 것이다.
주군이 안쪽에 있는 맛있는 쌀밥을 드시게 하면서, 겉으로는 보리밥을 먹는듯한 체면을 살려드리는 재치를 발휘한 것이다.
그러나 돌아온건 칭찬이 아니라 노발대발 꾸지람이었다.
밥을 한젓가락 먹고 속에 쌀밥이 가득한 것을 본 이에야스는 화를 내며 말했다.
“이 전쟁통의 시대에, 여름에 쌀밥을 먹을려면 100개의 마을을 고생시켜야지 쌀밥 한그릇을 만들 수 있다. 이걸 나보고 어떻게 먹으라고 하는 것이냐! 그럴 여유가 있으면 전쟁 자금으로 더 써야한다.”
그렇게 한바탕 쑈를 벌이고 나서, 쭈욱 계속해서 보리밥만 먹었다고 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리밥은 자자손손 교훈으로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리밥은 대를 이어 훈육 된다.
그는 자식들에게 가르치고 당부했다.
가신들이 쌀밥을 먹을 때에도 너는 보리밥을 먹으라고.
그렇게 한다면 가신들이 진정으로 심복할 것이라고.
대중의 고난을 함께하고 재물을 검약하는 일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리밥의 건강비결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리밥의 궁극적인 목적은 사실 체면이나 검약도 아닌, ‘건강’에 있다고 본다.
이에야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정말 남달랐다.
그는 스스로 약초를 다루며 병을 다스리고자 했을 정도였다.
이에야스는 건강에 대한 그의 직관으로, 보리밥의 건강에 대한 효능을 체감했을 것이다.
보리밥이 활력을 내는 비타민B가 풍부하다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널리 퍼진 이야기다.
특히 육식을 하지 않아 각기병이 적지 않았던 일본인에게 보리밥은 매우 훌륭한 비타민B 공급원이었다.
무엇보다도 건강을 챙긴 위인치고, 쌀밥보다 잡곡밥을 즐기지 않은 이가 없었다.
별도의 영양제라는게 없던 시절, 다양한 곡물을 섭취하는 것은 매우 유용한 식사법이었다.
뿐만 아니라, 백미의 치명적인 약점인 혈당을 높이는 GI지수에 대해서 통곡물 보리밥은 훨씬 낮았으므로 건강한 혈관을 위해서도 좋다.
건강 오타쿠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스스로의 ‘건강’을 위해서 보리밥을 고집해서 먹은 것이다.
그야마롤 일석삼조가 따로 없다.
재물도 검약하고, 남들에게 존경받고, 자기 스스로의 건강도 챙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리밥에 대한 일화.
오늘날 백미밥, 빵, 도넛, 국수 등 정제된 탄수화물을 즐겨 먹으며 혈당조절 기능 악화로 혈관을 비롯한 신체 전반에 문제를 만들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도쿠가와 이에야스 보리밥 일화는 분명히 배울점이 크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