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랑거철(螳螂拒轍)이란 말그대로 사마귀(당랑螳螂) 한마리가 수레를 가로막고 있다는 뜻이다.
그야말로 두려움을 모르는 위풍당당한 기개를 상징하는 말이기도 하며, 동시에 현실성 없이 덤벼드는 무모함을 비꼬는 말이기도 하다.
이 말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고, 현대 우리에게 전하는 메세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도록 한다.
당랑거철, 제나라 장공의 수레를 가로 막은 사마귀
이 이야기는 중국 춘추시대 때 가장 강성한 나라였던 제(齊)나라 장공(莊公) 때의 일이다.
제나라 장공은 후에 춘추오패 중 한사람이 되는 제나라 환공의 조부가 된다.
제나라 환공은 관중과 포숙아 이야기인 관포지교로 유명하며, 재상 관중의 도움을 받아 춘추시대에 처음으로 패자의 자리에 오른 인물이다.
제나라는 본래 그 시조였던 강태공 때부터 가장 알짜배기 땅을 분봉받아 가장 강성한 제후국이었지만, 장공 등의 성실한 치세를 거쳤기 때문에 환공 때 일찍 패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제장공에 관련된 이야기는 많지 않지만, 이 당랑거철 이야기로 후세에 많이 전해지고 있다.
어느날 장공이 수레를 타고 길을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왠 사마귀가 한마리가 수레를 가로막고 서서 용맹하게 두 팔을 들고 달려들 태세를 하는 것이 아닌가?
사마귀라고하는 것이 얼마나 미물인가?
아무리 커봤자 사람의 손바닥 크기도 안되는 미물이, 겁도 없이 큰 말이 이끄는 마차를 가로막는 것이 우스울 따름이다.
그냥 밟고 지나갈 법도 하지만, 마차를 끌던 온순한 말은 사마귀의 위풍당당한 기세에 눌려 차마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전쟁터를 누비던 전마가 아니라, 그저 동네에서 채찍질 당하며 수레만 끌던 말이 무슨 기개가 있겠는가?
사마귀는 더욱 기가 살아서 몸집을 부풀리며 양팔을 쌍칼처럼 들고 다 쓸어버릴듯이 무쌍의 기세를 뿜어냈다.
수레가 움직이지를 않자 수레 안에 앉아있던 장공이 나와서 바깥 상황을 살폈다.
사마귀를 처음봤던 장공이 마부에게 ‘저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마부는 작은 벌레인 사마귀라고 대답하며 덧붙이기를, 사마귀는 원래 적을 만나면 도망치지 않고 겁도 없이 저렇게 몸을 부풀리며 덤벼 싸울려고 한다고 설명하였다.
제후의 수레가 길 한가운데에 멈춰서자 주변 사람들도 와글와글 구경꾼으로 몰려들기 시작하였고, 그 이유가 작은 사마귀 한마리 때문이라는 것을 알자 사람들은 모두 사마귀를 비웃기 시작하였다.
그저 말발굽이나 수레바퀴에 깔리면 한방에 목숨이 달아날 판인데, 겁도 없이 양팔을 치켜세우는 사마귀의 모습이 황당하면서도 비웃음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제나라 장공은 강태공의 후손다웠고, 주나라 천자를 지키는 제후다웠다.
장공이 마부와 수행원들에게 말하기를 ‘저 사마귀가 만약 사람이었다면 분명 용맹한 무사였을 것이다’ 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표하고, 수레를 돌려 비켜가기로 하였다.
이것이 바로 당랑거철 螳螂拒轍 고사이다.

이야기 출전은 한나라 때 제왕학 잡서 ‘회남자’
이 고사의 출전은 ‘회남자(淮南子)’라는 책인데, 회남자는 한(漢)나라 초기의 회남왕(淮南王) 유안(劉安)이 저술한 제왕학 잡서이다.
한고조 유방의 손자이며, 그 아버지는 불우한 삶을 살았던 유방의 서자 회남여왕 유장이다. 유장의 생모 조씨는 여태후의 질투를 받아 옥중에서 유장을 출산 후 자진하였다.
유장은 후에 아주 기골이 장대한 체격으로 장성하였는데, 과거 일에 원한을 품고 장안성에 입조했을 때 여태후의 총애를 받아 일처리를 하던 애인 심이기를 철퇴로 때려죽이고, 유배되는 길에 아무것도 먹지 않고 굶어죽었다.
그리고 그 아들들을 불쌍히 여긴 한나라 문제가 열국의 왕으로 봉하였고, 그가 바로 회남왕 유안이었던 것이다.
회남왕 유안은 평소 학문에 관심이 많아 고전 인문은 물론이요, 과학 기술, 심지어는 신화나 전설 등 온갖 지식을 총망라하여 잡학다식하였다.
유안은 콩으로 두부를 만드는 기술을 발명한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다.
아무튼 그는 이런 잡다한 지식을 가진 식객들을 긁어모아 교류하기를 즐기었는데, 딱히 맥락이 없이 잡학다식 그 자체였으므로 잡가(雜家)라고 부른다.
그리고 일종의 백과전서를 편찬하기에 이르니, 이것이 바로 ‘회남자’이다.
당시 한나라는 오초칠국의 난을 비롯하여, 유씨 황족들의 권력다툼이 상존했던 시기였다.
회남왕 유안도 당연히 야심이 있었으며, 어쩌면 이러한 잡학서인 회남자는 제왕학의 일종으로 편찬하였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안은 믿었던 식객들이 배반하여, 유안이 모반을 꾀하고 있다고 조정에 밀고를 하는 바람에, 결국 제대로 뜻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자진을 한다.
하지만 이 회남자를 편찬함으로써, 잡학다식한 제왕학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당랑거철의 고사 또한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자기보다 훨씬 강력하고 큰 몸집의 수레가 들이밀고 오는데도 불구하고, 그에 맞서 위풍당당하게 싸우는 사마귀의 기개.
그리고 그 사마귀를 존중하여 경의를 표하고 마차를 돌린 제나라 장공.
당랑거철은 회남왕 유안이 사마귀의 용맹함을 본받는 것은 물론, 그러한 용맹함을 숭상하는 자신의 가치관을 유감없이 드러낸 이야기라고 할 수 있겠다.
큰일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능력있는 사람, 용기있는 사람들을 많이 모으고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 도움은 금전적인 보상이나 한자리 차지하는 감투가 될 수도 있겠지만, 인간적으로 가장 기본은 그 능력과 용기, 용맹함에 대한 존중과 경의를 표하는 것이다.
수레를 가로막는 작은 사마귀한테도 경의를 표하는 위인이라면, 적과 용맹하게 싸우는 무사를 우습게 여기는 않을 인물이라는 인상을 주어, 재주를 가진 인재들이 구름같이 몰려들 것이다.
이것이 바로 회남자에서 이야기하는 당랑거철이다.
단순하게 무모함의 상징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대다수
그러나 이러한 심오한 출전에도 불구하고, 일반적으로는 무모함을 상징하는 말로 자주 쓰인다.
열세에도 불구하고 용맹하게 적을 대적하여 싸우고 승리한 모범적인 좋은 사례는 역사 속에 수도 없이 많고,
사마귀 한마리가 겁도 없이 수레를 막아세우는 것은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는 아주 현실성 없는 허풍선이의 무모함으로 비웃음을 살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이러한 관점을 무시할 수는 없다.
어쩌면 이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이러한 무모함의 상징으로 표현하는 것이 더 많은 용례일지도 모르겠다.
적과 대적해서 싸우고, 불리하다고 하더라도 언더독으로 응원받고자 한다면, 그래도 어느 정도의 체급은 되어야 한다.
그래야 현실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할 수 있고, 주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마침내 실제로 이길 수 있다.
작은 사마귀가 거대한 마차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은, 물리적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말이 겁쟁이이거나, 수레의 주인이 장공처럼 용맹함을 존중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사마귀는 덤벼볼 틈도 없이 밟혀 터져 죽을것이다.
무모한 당랑거철을 반면교사 삼아서, 현실적으로 실체가 있는 능력을 키우고, 제대로 가능성있는 싸움을 해야한다는 것이 현대 많은 사람들의 시각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풍당당한 당랑거철
싸움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싸움 자체에 임함에 있어서 용맹하게 싸우는 것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매력이다.
그것을 로맨스, 낭만이라고 부른다.
실제로 우리는 삶에서 용맹하게 싸우기 보다는 겁먹고 회피하는 경우가 더 많다.
싸워서 이기는 것은 어렵고 귀찮은 것이며, 겁먹더라도 회피하는 것은 쉽고 편안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길 수 없고 이득을 얻을 수 없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습관처럼 하는 경우도 있다.
얻지 못해봐야 본전이고, 어차피 지금 현재의 삶을 유지하기만 하면 불만없다는 생각도 있을 것이다.
용맹하게 싸우지 않고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
싸워야 원하는 것을 ‘쟁취’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승산이 없어보이는 무모한 싸움에도 용맹하게 몸을 던져야 한다.
거대한 수레를 막아서는 작은 사마귀처럼 말이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처음에 잘 모를 때는 무모해 보여도, 막상 용맹하게 싸우기 시작하면 승산이 있는 경우가 더러 있다.
세상 일이라고하는 것이 모두 자신과 똑같은 사람들이 이뤄낸 일이다. 물론 자세하게 따져보면 조건도 다르고 능력도 다르겠지만, 세상 전체를 크게 보면 인간이라고 해봤자 다 거기서 거기이고 고만고만한 사람들일 뿐이다.
결국 수레를 막고 용맹하게 싸우는 자는 기회를 가지는 것이고, 수레를 피하고 뒤를 보이는 자는 기회를 잃는 것이다.
당랑거철.
수레를 가로막는 작은 사마귀 따위의 무모함으로 비웃음을 사지 않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쉬지않고 스스로를 단련하여, 진짜 용맹한 무사의 체격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원하는 것을 쟁취하고 싶은가?
위풍당당한 당랑거철 사마귀의 용맹무쌍함을 생각하자. 작은 미물인 사마귀도 자기보다 훨씬 압도적인 수레를 가로 막아선다.
인간이 못할 것이 무엇인가?
용맹하게 맞서 싸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