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신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일은 쉽지 않다.
어려운 난관의 연속이며, 여기에는 많은 희생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손해를 줄이고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훌륭한 방법이지만, 어쩔 수 없다면 피해를 감수하고서라도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은 고육지책(苦肉之冊) 뜻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큰 피해를 보더라도 목적을 달성해내고야마는 집념에 대해서 논해보도록 한다.
고육지책 뜻
고육(苦肉)이란 육신을 고통스럽게 괴롭힌다는 것이며, 지(之)는 앞말과 뒷말을 잇는 조사이고, 책(冊)은 계책을 말한다.
다시 말하면 자신의 육신을 일부러 고통스럽게 만들면서 쥐어짜내는 계책이라는 뜻이다.
병법 36계의 하나로 꼽힐 정도로, 아주 쓰임새가 범용한 계책이다.
이 계책에는 출전이 있는데, 바로 그 유명한 삼국지연의의 적벽대전의 이야기이다.
중원을 제패한 조조는 천하통일의 대업을 완수하기 위해서 남진을 해서 내려오고, 형주의 호족들은 싸우지도 않고 항복해버렸다.
이제 조조는 도망친 유비와 동오의 손권을 제압하기 위해, 백만대군을 주둔시키고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동오의 호족들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항복을 건의하였으나, 전쟁에 잔뼈가 굵고 야망이 큰 유비가 조조와 싸워 이길 수 있다며 선동을 하고, 젊은 혈기의 주유가 여기에 동조하면서, 급격하게 맞서싸우자는 분위기로 반전되게 된다.
그러나 조조의 군세에 비해 1/10밖에 되지 않았던 유비 손권 연합군이었기에, 전면전을 피하고 계책을 써서 그를 무찌르고자 하게 된다.
그렇게하여 결정된 것이 화공으로 조조의 군선들을 모조리 불태워버리는 것인데, 이때 가장 중요하면서 위험한 임무는 조조의 배에 직접 엄청난 불길을 붙이는 것이었다.
멀리서 불화살을 쏜다고 될 문제도 아니었고, 제갈량의 동남풍은 그저 불을 번지도록 거들뿐이었다.
이때 조조의 군선에 접근해서 불태우는 작전을 담당한 사람이 동오의 노장 황개였다.
황개는 손권의 형인 손책, 그 아버지인 손견 대부터 손씨가문에서 활약한 백전노장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수전에 능한 황개라도 어찌 백만대군의 견제를 뚫고 다가가서 불을 붙있을 수 있을까?
그래서 이때 나온 것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고육지책이다.
예나지금이나 전쟁에서 첩보는 굉장히 중요했는데, 당연히 동오의 진영에도 조조의 첩자가 파견되어 있었다.
주유와 황개는 서로 짜고서 이 첩자를 속여 황개가 조조에게 거짓투항을 하여 접근하기로 의기투합한다.
주유와 황개가 군사전략을 놓고 대놓고 대판싸움을 하고, 군영의 모든 이들이 보는 앞에서 황개에게 벌을 주는 쇼를 한 것이다.
새파란 주유가 도독이라는 이유로 선대에 이어 충성한 노장 황개를 채찍으로 피떡이 되는 모습을 연출하였다.
그리고 황개가 이에 앙심을 품은 척 조조에게 거짓투항하겠다고하자, 이미 첩자의 보고를 들은 조조는 의심도 없이 황개를 환영하게 된다.
황개는 투항하는 배 여러척에 온갖 인화물질을 싣고 조조의 군선에 가까이 접근한다음, 불을 붙이고 강에 뛰어들어 도망치는데 성공한다.
때마침 바람이 거세게 불어 조조의 군선은 몽땅 불이 번져 홀라당 타버리고, 기세가 오른 유비 손권 연합군이 맹렬하게 공격하자 조조의 백만대군은 우왕좌왕하다가 궤멸되고 말았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적벽대전이다.
황개가 주유에게 채찍질 당해 피떡이 되는 고통을 감내하고서 전쟁을 승리로 이끈 고육지책인 것이다.
전쟁에서 이긴다면 피떡이 되도 감내해야한다
조조의 백만대군이 중원을 평정하고 남하할 때, 그야말로 동오의 운명은 풍전등화였다.
심지어 조조는 손권에게 서신을 보내 항복을 권하고, 뒤로는 천하의 절색이라는 손책과 주유의 처를 첩으로 취할 궁리를 하고 있다는 모욕적인 언사도 하였다.
아무리 인재를 좋아하고 우대한 조조라지만, 자신과 축록을 하며 패권을 다투던 군웅들도 살려둘리는 만무하다.
아까워서 살려둔다고 하더라도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게 수족을 잘라내 재기불능으로 만들어버리고 꿇릴 것이다.
더군다나 유비는 워낙 뒷통수를 많이 친 전적이 있기 때문에 절대로 살려둘 수 없었을 것이다.
유비가 누구보다도 열성적으로 적벽대전에서 싸워야 한다고 전쟁을 닥달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다른 동오의 호족들은 항복해도 살아남을 수 있지만, 조조가 유비는 절대로 살려두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행스럽게도 동오의 손권이 천복을 타고났는지, 도독 주유가 악역을 맡고 노장 황개가 자신의 몸을 갈아서 고육지책을 성공시켰다.
전쟁은 모든 것을 걸고 펼치는 총력전이다.
이기면 승자가 되어 전리품을 취하고, 패하면 죽거나 노예가 된다.
피떡이 되는 손해 쯤은 그 결과에 비하면 감내할만한 고통이다.

두려움은 가장 큰 적
역사상 고육지책을 꼽자면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무언가를 얻기 위해 무언가를 희생시키는 것은 어쩌면 상당히 흔한 일 중 하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벽대전이 고육지책의 대명사처럼 역사에 빛나게 남은 까닭은, 그 전쟁의 너무나도 무모하고 두려운 전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조조의 패인으로는, 너무 대규모 군대가 원거리를 원정왔고, 기후에 익숙하지 않아 풍토병이 돌았으며, 수전에 능숙하지 않은 북방 출신들이라는 점 등 많은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비와 손권 연합군이 승리할 수 있었던데에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일어난 용기가 있었다.
조조의 백만대군의 진군 앞에 그야말로 한줌도 안되는 세력이었지만, 그래도 싸워서 이길 수 있다는 용기가 끓어넘쳤다.
그리고 그 용기의 결정적인 장면이 바로 고육지책인 것이다.
자신의 몸이 걸레짝이 되도록 채찍질을 당하고, 피떡이 당한 몸으로 거짓투항을 하는 계책을 그 누가 실천으로 옮기기가 쉽겠는가?
반드시 싸워 이기고 말겠다는 집념이 있었고, 온갖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머리를 굴리다보니 마침내 온몸을 쥐어짜내다못해 갈아버리는 고육지책까지 쓰게 된 것이다.
그 계책을 성공시켜서 승리에 일조하겠다는 헌신과 용기가 조조의 백만대군을 화마로 집어삼켜버렸다.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고 싶다면, 승리하고 싶다면, 성공하고 싶다면, 극심하게 고통스러운 피해를 겪을지언정 두려움 없이 용기를 내서 싸워야 한다.



